프론트엔드 개발 1년 회고

이제 곧 내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한지 만 1년이 다 되어간다. 1년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나중에는 희미해져버릴 기억들을 적어보려 한다. 3개월 단위로는 꾸준히 회고를 적어왔다. 그래서 이번 회고에서 1년 동안 한 일을 다 합쳐서 리스팅 해보는 것 보다는 2024년이 되고난 지난 3개월동안 해온 것을 한 번 정리해보려고한다. 

해온 것

1. 코드리뷰

동료의 코드를 읽고 서로 코드리뷰를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코드리뷰 문화가 없어서 동료의 코드를 거의 보지 못하고 내가 맡은 부분을 개발하기에 급급했는데, 코드리뷰 문화를 도입하고 남이 짠 코드를 읽는 능력을 기르고있다. 1월부터 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남이 짠 코드를 이해하기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렸다.. 그리고 코멘트를 달때도 이 말이 설득이 가능한지, 상대방이 이해하기에 쉬운지 내가 쓰고있는 댓글을 다시 읽어보고 거의 퇴고하는 수준으로 댓글을 달아서 코드리뷰에 쏟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렸다.

이게 글을 쓸때 너무 오래걸려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내 원래 성향이 그렇다는 결론을 생각해냈다. 블로그 글을 쓸때도, 이전에 개발과 관련없는 일을 할때 고객사한테 메일 보낼 때도 글을 혼자서 계속 100번 넘게 읽어보고 보냄..  그래서 의식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려하고 궁금한건 바로 댓글로 물어보고, 노력중이다. 이제는 스스로 코드리뷰에 time limit을 정해두고 작업하고, 이런 프로세스가 익숙해지고 있다.

 

내가 코드 리뷰를 해줄 수 있는 수준인걸까? 라는 의구심도 들고 처음엔 굉장히 벅찼는데, 나보다 고연차인 동료가 내 코드를 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본인의 코드에도 적용하는 것을 보고 차차 자심감을 얻은 것 같다.

그리고 동료가 문제를 약간은 땜빵같이 해결해둔 부분에서 내가 해결했던 더 효율적인 방법을 리뷰로 달아주고, 내가 피드백 준대로 코드가 반영되면, 우리 회사의 코드가 더 효율적인 코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 기여한 것 같아 좋다. 

그리고, 나도 코드리뷰를 받으면서 3개월동안 엄청 많이 성장한 것 같다. 현재 내 코드의 잠재적 문제가 어떤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개선할 점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해주는 나보다는 조금 고연차인 동료가 있어 정말 다행이고 좋다. 1월에 코드리뷰를 받으면서는 조금 현타를 많이 받았다. 아 여태까지 내가 짠 코드는 나만 읽기 쉬운 코드였던 것인가? 내 생각대로 돌아가게 코드를 짜놨는데 이런 패턴은 잘 쓰이지 않는 패턴이라니..? 새로운 패턴으로 적용하기 위해 거의 코드를 갈아엎은 적도 있다. 그래도 그동안 리팩토링을 어느정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배운점 

코드리뷰 시작하면서 배운 점이 가장 많은 것 같다.

• Jira에 내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 문서화하기

동료들도 내 PR를 보고 작업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기 쉬워야 함

• 남이 보기 쉬운 코드 짜기

여태까지는 나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지금 상태에서 코드가 돌아가게 짜는 것. 일단 내가 짜는 것이니 내 생각대로 구현하기

그치만 코드리뷰를 하다보니, 남이 내 코드를 쉽게 술술 읽는 것도 중요한 가치임을 체감중이다.

• 코드를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하기

위에 적은 것과 일맥상통 하기도 한데 내가 이 회사 코드를 계속 쓰진 않을 것 아닌가? 내가 나가면 이 프로젝트를 이어서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다른 개발자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개발자도 내 코드를 보고 어떻게 돌아가는 코드인지 파악이 쉽도록, 다른 사람도 읽기 좋은 코드를 짜야된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동료들의 코드에 피드백도 남기고 approve할 때 고생많았다고 댓글도 남겨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깃헙 Activity Overview는 난생 처음으로 삼각형이 완성되고 있다! 

 

저번 3개월 전 회고에는 회사 일, 학업 병행때문에 집에서 개인 시간을 들여 코딩하는 시간이 없었음이 아쉽다고했는데, 이번 최근 3개월동안은 그걸 잘 지킨 것 같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계속 공부하는 습관을 잘 만든 것 같다. 

 

2. TypeScript Excercises 

1년 전 회사에 첫 입사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타입스크립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타입스크립트 때문에 얼마나 빌드 오류를 많이 겪었는지... 타입스크립트가 너무 미울 때가 많았다.

그런데도 유멘한 개발자 센세들이 "TypeScript Excercises 다 못풀면 이력서에 타입스크립트를 적는게 아니다"라는 말을 예전부터 들어서 입사하고는 항상 이걸 꼭 다 풀어보고 싶었는데, 저번 분기에 완전 흐지부지 되었었다. 

그래서 학교 방학 시작하고 이번 분기에 첫 목표가 TS 문제 뽀개기였다. 실무에서 1년가까이 타스로 개발을 하고있지만도 꽤 난이도가 높은 문제도 몇개 있었다. 문제에 나오는 부분을 위주로 공식문서를 공부하면서 문제를 풀었는데 확실히 풀고 난 이후에 보이는게 달라졌다.

Mui 라이브러리에 기본 정의되어있는 타입을 타고 들어가보면 예전엔 잘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제는 어떤 파일이 3rd party module 타입을 정의해둔 파일이라는 것과 module augmentations를 왜 해야되는지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 

요즘은 왜 타입을 사용하면 안전성있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지 느끼고 있는 중~! 아직 모든 타입을 엄청 자유자재로 쓸 수 있진 않지만.. 더 더 잘 쓰고 싶다. 

 

3. 리트코드 

1년동안 제일 기억에 남는 업무는 알고리즘이 필요한 트리구조 ui를 개발한 것이다. 왜냐면 더럽게 고생해서 만들었기때문.. 코드를 몇번이고 갈아엎으면서 여러가지 적용해보면서 해서 굉~장히 오랜시간을 쏟은 ui가 있다.

내가 알고리즘 사고방식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시간복잡도/성능 개선을 위한 problem solving skill, comp thinking 필요한 부분이 느껴져서 리트코드도 2월 중후반 부터 풀고있다. 여태까지는 코딩테스트는 나에게 뒷전이였지만... 개발자가 코테를 무서워하면 안되지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외국에서 개발자로 일하려면 거의 필수여서 리트코드를 풀기 시작했다. 

blind 75 풀고 있는데 이번 Q2분기동안 하루에 꼭 1시간이라도 문제 푸는 시간으로 할애하는 것이 목표이다..!

 

아쉬운 점

 

아직 내 작업시간을 예상하는게 많이 어렵다. 우리 CTO님은 본인이 정해준 데드라인보다 내가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해서 그 계획에 맞게 개발을 해야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언제까지 할 수 있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눈앞이 캄캄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는 예측 가능하다. 

그래도 작년 하반기 Q4 이후 부터는 새로 들어오신 동료가 하는걸 보고 많이 배우려고 했다. 

Jira에 task를 최대한 쪼개서 업무를 작성한다. PR도 기능단위로 짧게 짧게 올리는 것으로 새로 적용했다. 

그리고 task에 스스로의 deadline을 정해서 그 시간 이내에 끝내려고 한다. 그럼 done하는 task가 많아져서 생산성도 높아지고 나 스스로도 정해둔 데드라인 안에 개발하려고 노력해서 이전 방식보다 일하는 방식을 많이 개선한 것 같다. 

내가 진짜 PR을 올리는 것도 충돌이 안나게 하려고 업무를 계획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단 말이지 (약간 충돌 트라우마가 있었음..) 

개발하던거 PR 올리고 리뷰 기다리는 동안에 또 개발하던 부분을 이어서 다른 작업에서 이어갈 경우 거의 충돌날 확률이 100프로라서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업무를 계획하는 것, conflict 처리하는게 두려웠는데 *&^ 이젠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 

 

혼자서 서버 (간단하게라도), 프론트, 배포, 릴리즈까지 모든 사이클을 경험해보고 싶다. 혼자 플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 부터 했는데 이걸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혼자서 내가 개발해보고 싶은 것들을 개발하면서 개발 이해도를 높이고 싶다. 

 

마무리

극 초기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기때문에 아직 제품이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만드는 제품은 아직 아무도 모르고, 유저의 사용반응도 살필 수가 없다. 내가 만든 페이지를 남친이랑 가족/친구들한테 보여주고 이들의 반응을 살펴 보는게 젠부.. 그런데 이제 곧 런칭을 앞두고 있으니 production 환경에서 운영하는 건 또 어떤 묘미가 있을지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되기도 한다.

 

벌써 말도안되게 개발자 경력 1년이 되었다. 내 실력으로 과연 1년차라고 말하고 다닐 수는 있는지라는 고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개발자라는 기술직군이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 월급을 받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내 시간을 월급으로 trade 한다는 건 무슨 직업이든 직장인이라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내가 개발자로 일하면서 내가 직업으로 얻고 싶은 것에 어떻게 더 가까워질 수 있는지 더 곰곰히 생각해보고 싶다.